제주도에 머문 8일 중 7일 동안 비가 왔다.
첫 날 하루. 이미 어둑해진 후에 도착했지만, 공기가 상쾌하고 바람이 선선하여 너무너무 행복했더란다.
다음날부터 장대비가 쏟아졌다. 잠시 그쳤을 때는 흐리고 습했다.
그럼에도 좋았다.
같이 온 일행들이 다같이 돌아가고 혼자 남은 첫 날 아침. 갑자기 하늘이 맑게 갰다.
잠시 기대감을 준 하늘은 점심 때쯤 다시 후두둑-비를 내렸다.
#움베르트에코 #장미의이름
플레이스 캠프는 총 6박을 예약했다. 문학과지성룸 2박, 장자크상페룸 2박, 움베르크 에코룸 2박.
카운터에서 마지막 체크아웃-체크인을 하며, 6+1 이벤트를 이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마지막 방인 움베르트 에코룸을 하루 더 연장하여 총 3박 묵기로했다.
재미있는 것은, 폴 오스터 방에 묵은 친구 방에 놀러갔을 때 왜 없지? 하였던 #달의 궁전 책을 이 곳에서 찾았다는 것! ㅋㅋ
재미없는 것은,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ㅠ-ㅠ
여러 번 추천 받아 꼭 보려고 했던 책이고, 친구들도 다 떠난 후라 완독해야지하는 각오와 기대감이 있었는데
몇 페이지 보다 당황했다...오잉....어려워...어ㅓ...
촘촘하고 치밀한 느낌의 소설이였다. 작가의 상상력과 치밀함이 어마어마하다는 느낌이 왔다. 꾸준히 읽다보면 빠져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숙치와 피곤함.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하며 조급한 마음 때문에 차분히 읽지 못하였다.
#해왓 #성게미역국
전날 먹은 맥주 숙취가 묵직하게 몰려왔다. 국물이 필요해...
'해장'을 검색하여 해왓이라는 가게를 찾아갔다.
오후에 예약한 서핑 클래스 샵이 있는 곳과 같은 방향에 있고, 평이 좋다.
가게는 크고 깨끗하다. 대부분 가족들과, 친구들과 같이 왔다.
혼자 머슥하니 앉아서 성게미역국을 주문했다.
음식은 한참 후에 나왔지만, 반찬이 다양하고 미역국은 푸짐했다.
#에곤카페
서핑 수업까지 시간이 남아 눈에 보이는 에곤카페에 들어갔다.
손님들이 모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아,,,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것을 진행 중인가? 싶어 눈치를 살폈더니 가게에 그림도구들이 비치되어있다. 손님들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였다.
화장실 가는 벽면에 손님들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그림들이 붙어있다. 다들 수준급이다!
#서핑클래스 #온앤온
술이 아직 깨지 않았지만, 서핑 수업을 하러 갔다.
첫 날은 학생이 나밖에 없는 것 같아서, 다음 날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취소했던 터라 더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모든 운동은 시작하기 아주 전과 잘한 후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시작하는 순간부터 잘하기 전까지는 인내가 필요하다.
이미 여러 운동을 시도한 경험으로 그 사실을 알기에 샵에 들어서는 순간 설레임이 사라진 상태였다. 옷을 갈아입는 것도, 바다를 나갈 일도, 소금물을 씻어냐야하는 일도 귀찮게 느껴졌다.
제주도를 오기 전 서핑 수업을 신청했다는 말에 친구가 잘난척을하며 준비물을 일러줬다.
바다 햇빛이 엄청 강하다며 아웃런 익스트림 선스틱을 추천했고
사람들이 입고 소변을 보았을법한 서핑수트를 빌려 입어야하기 때문에 수트 안에 입을 수영복을 챙겨가라고 하였다.
하루 전 날 주문한 선스틱을 받지 못한 채 제주도에 왔다.
수영복 대신 래쉬가드를 구입하여 챙겨갔는데 그 위에 수트를 입기에는 이미 두께감이 있다.
난감한 마음으로 샵을 도착했는데, 소지품을 보관하는 방에 선스틱이 있았다. 그것도 내가 주문하고 못 받은 제품이여서 깜놀!
그리고, 수트는 꼭 빌리지는 않아도 된다고 하였다-! 추울 수도 있다, 하였으나, 어쨌든 내 자유.
결론적으로, 춥지 않았다!
서핑 수업은 이론 수업 1시간 + 실습 1시간 + 자유시간 1시간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떄문에 이론 수업을 한 시간 한다는 말에 (숙취도 있었기에)(혼자였기에) 걱정이 되었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교육하는 사람 입장에서 가끔 궁금하다. 누군가를 몰입하게 하는 특정 목소리,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
서핑 선생님은 교수법을 따로 배웠을 것 같지 않은데 몰입도 있게 진행하였다.
한 시간의 이론 수업 후에 차를 나눠타고 바다를 나갔다.
해변에서 모래 위에 고정된 보드 위에 일어서는 연습을 하였다. 30분 남짓 반복하고 바다에 들어가서 선생님이 밀어주는 보드에서 일어서는 연습을 했다.
몇 번의 시도 후에 좌절하여 보드 위에 볼을 대고 바다 위를 떠돌다가 다시 불끈!하며 몇 번 더 시도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차를 타고 샵으로 돌아왔다.
모래를 씻어내는 정도로 가볍게 샤워한 후에 숙소에 가서 다시 씼었다.
#칵테일클래스 #술읽어주는늑대
이 날 저녁에는 하필이면 플레이스 캠프에서 진행하는 칵테일 클래스도 예약되어있었다.
클래스-자체는 새롭고 즐거웠다. 다음에 또 가게 된다면 다시 한 번 하고 싶은 클래스다.
다만 숙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고. 서핑 클래스의 피곤함이 더해진 상태였다.
클래스를 같이 한 사람들끼리 밤 늦게까지 뒷풀이를 하곤한다는데, 내가 만든 칵테일도 겨우 시음할 수 있는 정도였다.
롱티와 어쩌구 파르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었지만, 겨우 수업을 끝내고 숙소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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